중국에서도 프롬 쓰게 해주세요. - 2편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원더월 앱스쿼드의 PO 최대순입니다.

지난 1편(중국에서도 프롬 쓰게 해주세요. - 1편)에서는 프롬이 중국 사용자 환경에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리고 저희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접근을 시작했는지를 공유드렸습니다. 푸시 알림이 오지 않고, 이미지가 로딩되지 않으며, 접속이 매우 느린 상황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팬과 아티스트 간의 연결을 방해하는 큰 장벽이었습니다. 특히 중국 팬들이 겪는 이러한 불편함은 팬 경험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기에, 저희는 이에 대한 기술적, 운영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기술적 솔루션을 설계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수립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검증은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한 설계를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중국의 네트워크 환경에서 저희가 준비한 솔루션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무의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상하이로 직접 향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지 테스트를 준비하는 과정, 상하이에서의 실제 경험, 그리고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까지, 그 여정을 하나하나 풀어보려 합니다.

어디로 갈까? 뭘 준비해야 하나?

저희는 사전에 프롬 사용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주요 활동 지역을 파악했고, 그 결과 상하이에 가장 많은 사용자 분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도 디지털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이며, 프롬 사용자층이 가장 두터운 곳이었기에, 이번 여정의 목적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지에서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려면 무엇보다 사용자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인터뷰 셋업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ChatGPT의 중국어 번역과 중국 내에서도 접근 가능한 설문 조사 툴인 https://hk.mikecrm.com 을 사용하여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청해준 대상자와 위챗을 통해서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슈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프롬 팀에서 보낸 메시지들이 광고 계정으로 오인되며 위챗 계정이 차단되기 시작했고, 제가 사용하던 번호 두 개가 모두 위챗에서 차단되었습니다.

결국 이메일과 프롬 앱 내 메시지를 통해 사용자와 어렵게 연락을 이어갔고, 세 번째 위챗 계정은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하면서 간신히 6명의 인터뷰 대상자를 섭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만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만큼 이번 여정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정의 또 다른 핵심 목표는, 저희가 설계한 기술적 대응책이 실제 중국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기대한 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성도 높은 구조를 설계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의 네트워크 품질이나 환경적 변수로 인해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저희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현지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샘플앱을 별도로 제작했습니다. 이 샘플앱은 가능한 실제 사용자 환경과 유사하게 구성하되, 테스트하고자 하는 핵심 기술 요소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 접속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로는 Google ping 차단 여부 확인, SIM 국가 정보 확인 등을 적용하였고, VPN 없이 안정적인 메시지 통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구조로는 MQTT 기반의 메시징 방식과 Relay 서버 구성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을 바탕으로 저희는 현지에서 실시간 메시지 도달 여부, 이미지 로딩 속도, 푸시 수신 상태 등 주요 성능 지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고, 저희가 준비한 기술적 방향성이 실제로 유효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샘플앱 개발 과정을 통해 단기적인 현장 테스트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프롬이 보다 유연하고 안정적인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기술적 자산을 함께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하이에서의 3일간 여정

첫째 날, 상하이에 도착한 저희는 바로 현지 네트워크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중국 접속 여부를 판단하는 로직이 현지 네트워크에서는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MQTT 연결 또한 초기에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분석하고,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코드 수정을 반복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중국 여부 확인 및 우회 경로를 재설계했습니다.

하루 만에 모든 주요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상태로 전환되었고, 이로써 둘째 날부터는 실제 사용자 디바이스에서의 테스트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첫날의 테스트는 단순한 버그 수정의 수준을 넘어, 중국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서비스 구조를 현장에서 직접 실험하고 개선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둘째날과 셋째 날에는 사전에 섭외한 6명의 팬들과 직접 만나,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프롬의 실제 사용성을 테스트했습니다. 샘플 앱은 전원 성공적으로 동작했고, 팬들도 “이건 정말 빠르고 안정적이다”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테스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팬들과의 대화였습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피드백을 넘어서, 팬들은 프롬에 대한 애정, 기대, 그리고 아쉬움을 진심 어린 언어로 들려주셨습니다. 한 팬은 저희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셨고, 어떤 팬은 “프롬이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뭉클했고, 저희가 이 여정을 떠난 이유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팬 여러분의 목소리는 저희가 사전에 예측했던 기술적 문제 이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기능 개선 요청이 아니라, 프롬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와 보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 싶은 팬들의 마음이 느껴졌고, 저희는 이 경험을 통해 기술과 감성, 그 사이를 연결하는 서비스의 진짜 역할을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팬 분들의 주요 아쉬움은 VPN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유저분들이 VPN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대다수가 유료 VPN을 사용하고 있었고, 일부 팬은 고급형 VPN을 사용할수록 프롬 사용이 좀 더 원활해졌다고 응답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이 튕기거나 접속 지연, 이미지 로딩 실패 등의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는 기존 네트워크 구조가 갖는 예측 불가능성의 한 단면이기도 했고, 기술적으로도 저희가 더욱 정교한 솔루션을 설계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움은 바로 번역이었습니다. 번역에 대한 부분은 VoC로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현지에서 직접 팬분들에게 듣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팬분들 대부분이 “하나하나 눌러서 번역하는 게 너무 번거롭다”는 의견을 주셨고, 특히 아티스트가 메시지를 짧게 나누어 보낼 경우 번역의 문맥이 어긋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번역 품질에 있어서는 파파고가 구글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두 번역 엔진 모두 정확도가 아쉽다는 공통된 의견이 많았습니다.

팬 여러분의 피드백을 통해 저희는 앱의 전반적인 안정성과 사용성이 팬 경험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곧 팬과 아티스트 간 연결의 신뢰도로 이어지며, 그 연결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프롬의 역할이자 책임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또한 팬분들께서는 단순한 기능 요청을 넘어서, 프롬을 통해 보다 감성적인 경험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많이 표현해 주셨습니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상적인 활동 속에서도, 아티스트와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경험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팬 여러분이 요청하신 다양한 기능들을 단순히 ‘편의 기능’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팬이 아티스트와 맺고자 하는 관계의 깊이, 소통 방식에 대한 니즈, 그리고 플랫폼이 그 관계를 얼마나 섬세하게 다루는지를 향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다고 느꼈습니다. 팬들의 피드백은 기능적인 제안에서 끝나지 않고, 프롬이라는 서비스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소중한 피드백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상하이 현지에서 직접 팬 여러분을 만나 뵙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선 경험이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기술적 대응책들이 예상대로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했지만, 진짜 감동은 팬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서 나왔습니다.

프롬은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연결되고, 그들의 말 한마디, 사진 한 장을 통해 하루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플랫폼입니다. 팬분들께서는 프롬이 그런 연결의 통로가 되어준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표현해 주셨고, 저희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 깊이 공감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정은 저희가 가설로 세웠던 문제의식이 실제로 존재함을 검증한 시간이었고, 동시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단순한 기능 구현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핵심을 다루는 일이었음을 절감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프롬의 중국 대응 프로젝트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번 상하이 테스트를 통해 핵심 기술 구조에 대한 검증을 마쳤고, VPN 없이도 안정적인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는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팬 여러분께서 말씀해주신 번역 품질, 사용성, 앱 안정성 등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으며, 저희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하나하나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팬과 아티스트가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 그것이 바로 저희가 만들고 싶은 프롬의 미래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팬분들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더 좋은 경험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움직이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여정을 함께해 주신 상하이의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도, 연결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하는 저희의 노력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