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동선을 줄였으나 전환율이 오히려 떨어진 사연 - Part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노머스 fromm 사업부의 데이터 분석가 김민수, 그로스 PM 변성준입니다.

저희는 fromm 사업부에서 fromm의 두 서비스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프롬 메시지(좌) / 프롬 스토어(우) 서비스 설명 이미지

이번 글에서는 구독 이용권 결제 동선을 줄였으나 오히려 결제 전환율이 떨어진 사례를 설명드리고 분석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 개선 방향까지 공유하려고 합니다.

구독 이용권 결제의 허들: ‘자동 결제 수단 등록’

모든 이커머스 서비스가 그렇듯 결제 전환율은 저희에게도 중요한 지표입니다. 결제 동선에서 여타 이커머스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구독 이용권을 결제할 때엔 ‘자동 결제 수단 등록’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일반 결제 수단 등록과는 달리 카드 등록 → 본인 인증 → 결제 비밀번호 등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동 결제 수단 등록 과정

이 복잡하지만 필수인 과정을 어떻게 결제 동선에 녹여내느냐가 결제 전환율 상승의 관건이었습니다.

기존 플로우는 결제 진입시 바로 자동결제 수단 등록 플로우로 진입시키고 이후 주문 정보를 입력 → 결제 완료 플로우로 동선을 짰습니다.

기존 이용권 결제 동선의 문제

기존 결제 동선의 퍼널별 전환율을 확인했습니다.

첫째, 예상대로 자동 결제 수단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가장 낮은 전환율을 보였습니다.

둘째, 자동 결제 수단을 등록을 완료한 후에도 결제 완료까지의 전환율이 90%를 넘지 않았습니다. 결제 실패를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치였습니다.

셋째, 결제 시작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전환율은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욕심을 조금 내면(?) 추가로 전환율을 상승 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했습니다.

각 퍼널별 전환율이 떨어지는 원인은?(가설 세우기)

1.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가장 낮은 전환율을 보였지만 자동 결제 수단을 등록 과정에서의 필수 인증 절차를 생략할 수 없기에 해당 퍼널을 건드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복잡하지만 꼭 필요한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의 화면 플로우

2.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 결제 완료

해당 퍼널의 낮은 전환율은 모두가 직관에 의해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한 유저는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 되는 게 아니라 외딴 상품 리스트 페이지로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유저는 다시 상세페이지로 진입해 결제 시작을 해야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 해결 방안 : 상세페이지 또는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 시켜주자!

자동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하면 유저는 태초마을 상품 리스트 페이지로 이동한다.

3. 결제 시작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해당 퍼널을 유저의 화면 흐름으로 설명드리면 아래 순서로 이동했습니다.

상세페이지에서 결제하기 버튼을 클릭 →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이 필요하다는 안내 모달 팝업 → 확인 버튼을 클릭 → 자동 결제 수단 등록페이지로 이동

이 과정에서 유저의 결제 버튼 클릭의 기능과 CTA 버튼 명(결제 하기)과 실제 클릭 후 결과(팝업 후 자동 결제 수단 등록 페이지로 이동)가 달라서 사용자에게 혼란을 일으킨 것이라고 원인을 추측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우였습니다.)

해결 방안 :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 내에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수단 동선을 추가하자!

결제 시작 → 자동결제 수단 등록 진입까지의 화면 플로우

개선 방안

위의 2, 3번 문제의 해결 방안을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1. 결제 시작시 자동 결제 수단 등록페이지로 이동하는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바로 주문 정보 입력페이지로 이동한다.
2. 자동 결제 수단을 추가하려면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 중앙에 있는 결제 수단 추가 버튼을 클릭한다.
3.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하면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된다.

변경점	AS-IS	TO-BE
상세페이지 결제 버튼 클릭 시	자동 결제 수단 필요 상품 안내 후 자동 결제 수단 등록 페이지로 이동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이동
자동 결제 수단 추가 진입 방법	자동 결제 수단 등록 페이지의 결제 수단 추가 섹션 클릭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의 자동 결제 수단 추가 섹션 클릭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후	상품 리스트 페이지로 이동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

해결 방안을 토대로 다시 화면과 로직을 기획 후 배포했고 데이터가 쌓이길 기다렸습니다.

변경안의 결제 플로우

실험 계획

	내용
실험 대상	이용권 최초 결제 진입하는 유저 추가 조건 1 :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한 이력이 없는 유저 추가 조건 2 : 전환율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 상품 제외
실험 방법	배포 전후 주요 지표 비교
실험 기간	배포 일 기준 전후 4주
실험 가설	이용권 자동 결제 수단 등록 동선을 변경하면 결제 전환율이 n%이상 증가할 것이다.
1차 성공 지표	자동결제수단 필요상품의 결제 완료율(%) (이용권 결제 진입 → 결제 완료)
서브 지표	이용권 결제 진입 이후 퍼널별 전환율
가드레일 지표	M+1 구독 유지율

아니 왜 결제전환율이 떨어졌지?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히려 결제 전환율이 22% 가량 떨어졌습니다.

A/B 테스트가 아니였기에 물론 기간 변수에 따른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감안하더라도 너무 큰 낙폭이었습니다.

배포 전후 전환율 비교표

배포 전후 이용권 결제 진입대비 결제 완료율

크게 오를 것이라 예상한 3번 퍼널에서 개선된 %보다 1,2번 퍼널에서의 낙폭이 너무 컸습니다. 게다가 전혀 건드리지 않은 2번 퍼널(결제 수단 등록 진입 → 결제 수단 등록 완료) 전환율 마저도 떨어진겁니다. 디바이스, OS, 언어별로도 쪼개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뭐가 문제야 say something

결제 전환율이 떨어진 것을 인정하고 추가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세부 퍼널별로 다시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첫 개선 방향을 잡을 때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인지, 어떤 trade-off 가 있었는지가 분석의 주 목적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우리가 놓친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퍼널 : 자동 결제 상품 주문 시작 → 자동결제 수단 등록 진입

배포 전후 유저 상세 플로우 차이점

• 변경 전

결제 수단 등록 동선만 제시했습니다. 결제 수단 등록 완료 이후 주문자 정보를 입력합니다.

• 변경 후

유저가 주문자 정보를 입력한 후 결제 수단을 등록을 진입합니다.

before 변경 전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화면 플로우

after 변경 후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화면 플로우

주문자 정보 입력이 추가되어 전환율이 떨어진 것인가?

주문자 정보 입력은 변경 전이든 후든 유저가 꼭 거쳐야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변경 전후로 순서만 변경됐을 뿐이었습니다. 변경 전에는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한 시점인 3번퍼널(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 결제 완료)에서 입력을 해야했습니다.

단순히 주문자 정보 입력 단계 때문에 전환율이 10.84% 떨어진 것이라면, 반대로 3번 퍼널에서 4.79% 보다 훨씬 개선되었어야 합니다.

주문자 정보 입력 단계가 추가되어 떨어졌을 수는 있지만, 그 이외의 영향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배포 전후 전환율 비교표

그렇다면 ‘그 이외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것은?

주문서 페이지 한곳에서 주문정보, 이벤트 정보, 자동결제수단 등록, 각종 약관 동의 등 한번에 다양한 정보 입력을 유도한 것이 전환율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뇌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인지 과부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두번째 퍼널 : 자동결제 수단 등록 진입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배포 전후 유저 상세 플로우 차이점

before - after 결제 수단 추가 버튼 클릭 이후 차이점 없음

복잡하지만 꼭 필요한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의 화면 플로우

변경점이 없는데 왜 전환율이 떨어졌을까?

가장 큰 의문은 프로세스상 변경점은 없는데 전환율이 17.42% 하락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획자, 개발자 분들과 나눈 의견 중 주요 가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가설 1 : 가장 허들이 높은 ‘자동 결제 수단 등록’ 과정을 결제 퍼널 앞쪽에 배치하면 전환율이 더 높을 것이다.

변경 전 버전에서는 결제를 해야겠단 동기가 가장 강력한 시점에 가장 어려운 허들을 넘었고 그 이후에는 낮은 허들만 남아있어 전환율이 오히려 더 높았을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 가설 2 : 한 가지 길만 제시하는 것이 전환율이 더 높다.

변경 전에는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 주문서 작성 동선이었습니다. 즉 유저에게 한번에 하나씩 요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변경 후에는 먼저 주문서 작성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 주문서 작성 완료 동선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즉, 유저에게 한 번에 여러가지 입력 요청을 한 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지 과부하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요청했을 때 전환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세번째 퍼널 :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 → 결제 완료

before

•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하면 상품 리스트 페이지로 이동함. (결제 동선으로 리다이렉션 되지 않았음)

자동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하면 유저는 태초마을 상품 리스트 페이지로 이동한다.

after

• 결제 수단 등록 완료 후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 됨

변경 후 -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하면 주문 정보 입력 페이지로 리다이렉션되는 화면 플로우

예상보다 임팩트가 적었던 동선 줄이기

유저의 불필요한 동선을 가장 획기적(?)으로 줄인 3번 퍼널의 전환율이 생각보다 오르지 않았습니다. (4.79% 상승)

이미 높은 허들인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완료’를 넘은 유저에게는 생각보다 높지 않은 허들일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 개선 방향

후속 가설을 토대로 개선 방향을 프로덕트팀과 논의했습니다. 전환율이 떨어진 퍼널에서는 이전 버전을 따르고, 전환율이 오른 퍼널은 변경 후 버전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1. 이용권 결제 시작시 자동 결제 수단 등록 동선으로 이동하여 가장 허들이 높은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을 완료시킴
2.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이 완료되면 주문서 작성페이지로 리다이렉션됨

후속 개선 방향의 화면 플로우

결론 및 회고

모든 의사 결정과 변경에는 trade-off가 따른다.

‘얻는 것이 있으면 항상 잃는 것이 있다’, ‘무엇을 얻을 지만 고민한다면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분석이었습니다.

모든 퍼널은 독립적이지 않다.

자동 결제 수단 등록 진입 → 완료까지의 플로우는 수정하지 않았으므로 변경 후에도 전환율은 유지될 것이라는 착각을 했었습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모든 퍼널은 독립적이지 않고 다른 퍼널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한 번 더 피부에 와 닿았습니다.

유저에게 한 번에 많은 걸 요청하지 말자.

프로덕트를 살펴볼 때 한 번에 입력할 정보가 많지는 않은지, 불필요한 요청을 하진 않는지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인지 심리학에도 더 관심을 가졌구요.

마치며

빠르게 기획하고 반영해주신 프로덕트팀, 개발팀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번 글은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얼른 2편으로 돌아오도록 준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