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업무 체제에서 살아남기 (feat.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

안녕하세요, 노머스 프롬 앱스쿼드 서비스 기획자 박강욱입니다.

최근 저희 회사에서는 사옥 이사와 함께 대대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편이 있었는데요,
기획자 관점에서 직접 겪으며 느낀 점과 배운 점을 조심스레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변화의 필요성

프롬이 세상에 출시된 지 어느덧 2년 하고도 절반이 흘렀는데요, 긴 시간이 무색할 만큼 정말 빠르게 성장했어요. 지금의 프롬이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의 노력이 있었어요. 특히 초창기에는 빠르게 기능을 출시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해요.

기존 노머스의 업무 체계는 이런 빠른 속도를 내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어요. 노머스의 IT 조직은 크게 프로덕트팀(기획, UX, QA)과 개발팀(BE, FE, iOS, Android)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사업/전략팀에서 프로덕트팀에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각 파트 팀장님들이 기획, UX 담당자에게 업무를 할당하는 방식이었어요. 담당자가 작성한 기획서를 개발팀에 넘기면 다시 각 개발 파트별로 업무가 나뉘어 진행되고, 개발이 완료된 뒤 QA를 거쳐 기능이 출시되는 순차적인 프로세스였죠.

처음에는 이 방식이 빠른 속도를 내는 데 매우 효율적이었지만, 서비스와 조직이 점차 커지면서 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졌고 업무 속도도 점점 더뎌졌어요. 또한, 프로젝트의 전체 맥락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졌고,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담당자가 모호해지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생겨났어요.

이러한 고민 끝에, 저희 IT 조직은 목적 중심의 스쿼드 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어요. 앱 스쿼드, 웹 스쿼드, 플랫폼 스쿼드 총 3개의 스쿼드로 나누고, 각 스쿼드마다 PO, 기획자, UX 디자이너, 개발자가 하나의 팀으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새롭게 바뀐 프로세스에서는 사업 및 전략팀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각 스쿼드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스쿼드의 목적에 맞는 부분만 반영하기로 했어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PO님이 2pager 리뷰를 통해 모든 팀원에게 문제의 배경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공유하고, 기획자, UX 디자이너, PO가 협력하여 요구사항과 사용자 시나리오의 초안을 만들어 나갑니다.

솔루션의 큰 가닥이 잡히면 사용자 시나리오 초안을 토대로 기획자는 PRD, 디자이너는 UXDR, 개발자는 ADR 문서를 작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설계를 구체화해 나가요. 각 문서는 개별적으로 작성되지만, 최종 리뷰를 통해 모든 팀원이 내용을 공유하고 싱크를 맞추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최종 기획서를 확정한 뒤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고, QA를 거쳐 기능이 출시됩니다. 모든 과정이 병렬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초기부터 끝까지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구조로 변화한 셈이에요.

스쿼드 체제로의 변화, 그 결과는?

그렇게 스쿼드 체제로 바뀌고 나서 두 번의 스프린트를 겪었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쳤어요. 아직은 스쿼드 체제가 완벽히 자리 잡진 않았지만, 그 사이에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프로젝트 전체의 맥락과 목표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PO님이 주도하는 2pager 리뷰가 이루어지면서, 팀원 모두가 문제의 배경과 맥락을 함께 공감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도 “왜(Why)” 이 일을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이해하게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요.

또한, 업무에 대한 몰입감과 책임감이 높아졌어요. 스쿼드 내 실무자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레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부담도 있었지만, 함께 협력하며 이를 점차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불필요한 수정 작업이 줄어들었어요. 프로젝트 초반부터 충분히 소통하는 시간이 많아져 서로의 작업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중복된 설명이나 수정이 줄었습니다. 실제로 기존 프로젝트 일정보다 약 20%를 앞당길 수 있었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획서 버전 업데이트도 현저히 줄일 수 있었어요.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물론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모든 변화가 그렇듯,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특히 초반에는 각자 이해하는 업무 방식이 조금씩 달라 이를 맞추기 위한 회의가 자주 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PO님들과 팀장님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셨던 것 같아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ㅠㅠ) 지금은 서로의 업무 방식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노머스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업무 프로세스를 갖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기획자로서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었어요. 종종 예전에 내렸던 결정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결정의 근거가 명확히 기억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죠. 그럴 때마다 PO님의 명확한 피드백 덕분에 제게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스스로도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사고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죠. 지금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책을 읽으며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AI를 활용해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Confluence에 변경사항을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더불어, 초반에는 스쿼드에만 집중한 나머지 기획팀 내부 공유가 부족했어요. 이후 기획팀에도 문제 내용을 공유하니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죠. 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UX 디자이너 분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사내 구성원 대상 사용자 테스트(UT)를 진행하면서 기획이 훨씬 더 풍성해졌어요. 협업의 가치를 체감했죠.

결론

조직 구조를 바꾸는 큰 변화는 당연히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가져왔어요. 하지만 그만큼 배운 점도 많았고,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몇 번의 스프린트를 더 진행하다 보면, 지금보다 더 성장한 기획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마침 바뀐 체제에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기획된 첫 프로젝트가 배포를 앞두고 있어요. 저희 멋진 앱스쿼드 개발자분들께서 막바지까지 열심히 개발중이신데요,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 살포시 전하면서 저는 또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