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지표 분석의 첫걸음, 숫자의 의미를 찾다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프롬 서비스 기획자 이가영입니다.

요즘에는 거의 모든 기업이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기획자에게도 필수적인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막상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이거 괜찮을 것 같다’, ‘왠지 잘 될 것 같다’ 같은 감에 의존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다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성과 지표를 분석하며 얻은 깨달음을 솔직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기능 출시, 그 뒤에 남는 질문들

우리 회사는 ‘빠른 실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저는 여러 기능들을 신속하게 만들어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만든 기능이 실제로 사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기능 출시 후, 우리 팀은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기 바빴습니다. 기획자 의도대로 사용자들이 그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을지는 파악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사용자가 잘 쓰고 있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다음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성과지표 분석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더 이상 ‘일단 출시’에만 집중하지 않고, 출시된 기능의 성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하는 것을 중요한 과정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는 막연한 기대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바꾸어, 다음 기획의 방향을 더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숫자를 읽는 방법을 익히다

데이터의 가치를 깊이 인식하며, 저희는 데이터와 조금 더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성과 지표 보고서를 하나씩 만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1.숫자 뒤에 숨은 의미 찾기:

데이터는 단순히 좋고 나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팀은 어떤 시기에 유독 지표가 급등하거나 급감했는지 주목하고, 그 시점에 어떤 외부 이벤트가 있었는지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아티스트의 컴백이나 커뮤니티 내의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폈습니다. 이를 통해 지표의 변동이 단순히 특정 기능 때문이 아니라, 아티스트 활동이나 팬덤 특성과 같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기획팀 내부의 정기적인 리뷰 시간:

기획팀 내부적으로 정기적인 리뷰 시간을 마련해 출시된 기능의 데이터를 보며 ‘이 지표는 왜 이렇게 나왔는지’, ‘사용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혼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지표를 읽는 훈련을 하며, 한층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3.유관 부서와의 인사이트 공유:

성과 지표 분석을 통한 인사이트를 기획팀에만 가두지 않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개발팀을 비롯한 유관 부서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순한 결과 공유를 넘어, 우리 팀이 만든 기능이 실제 사용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함께 확인하였습니다. 어떤 지표가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우리 팀은 그 지표를 통해 배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성과지표 분석의 새로운 시각: 외부 요인과 한계

하지만 솔직하게,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팬덤 서비스라는 프롬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성과지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채널 게시판 기능과 해시태그 기능을 기획하며 사용자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활성화하고자 했습니다.
기능 배포 후 관련 지표를 분석했지만, 제가 의도했던 만큼의 유의미한 사용량 증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특정 아티스트의 활동이 활발해지거나 커뮤니티 내의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련 지표가 훨씬 더 크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술과 기능은 분명 사용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지만, 우리 서비스의 성과는 ‘아티스트와 팬덤’이라는 핵심 동력의 영향을 훨씬 더 크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들여 기획한 기능이 ‘성과’라는 숫자로는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저는 우리가 측정하는 지표의 ‘진짜 의미’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기획자의 노력과 의도만으로 모든 지표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외부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분석의 중요성을 깨달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마치며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숫자의 의미를 찾는 것’의 가치를 절감했습니다. 개발팀 역시 본인들이 만든 기능을 사용자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직접 확인하며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단순히 기능의 구현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의 다음 방향을 찾고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 글이 데이터와 친해지기를 원하는 다른 기획자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